영화2007. 9. 26. 14:17

예전에 썼던 글 정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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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거리를 하루만 걸어도 느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정말 자전거가 많다는 것이다. 자전거는 중국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모습 중에 하나다. 물론 중국 전역에서 자저건가 애용되고 있다고 말하면, 그것은 거짓이다. 또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자전거가 애용되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에도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북경의 예를 들자면, 자전거를 타고 어딜가는 도중에 오르막길을 한 번 만날 수 없다. 그만큼 자전거가 편리하게 이용될 수 있는 지형적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전거는 중국 60∼70년대에 중산층을 상징하는 부의 척도이기도 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 발전에 따라, 자전거는 더이상 부의 척도가 되지 않지만 말이다. 마이카 시대로 급속하게 진입하고 중국. 자전거는 더이상 부의 척도를 상징하지 않지만, 여전히 빈부의 격차를 싣고 달린다. 그러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왕 샤오슈웨이 감독의 <북경자전거 十七歲的單車, 2001>이다.
 
시골 소년 ''구웨이''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베이징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 베이징에 도착후 그는 택배회사에 취직하여 배달원의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의 일을 위해 회사는 6백위안짜리 자전거를 그에게 대여해준다. 비록 학업을 계속할 수 없지만, 일자리를 구해 새 생활을 시작하게 된 그는 설레는 마음과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열심히 일을 해 나간다. 고생 끝에 자전거 가격에 해당하는 6백위안 거의 모았을 무렵, 그는 자전거를 잃어 버리게 되고 절말에 빠진다. 고생 끝에 낙이 온 것이 절망이 찾아든 것이다. 그는 그의 자전거를 찾기 위해 북경 전역을 뒤지고, 결국에는 자신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한 소년(지안)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목격한 그 소년은 불량스럽기 그지 없어, 접근하기 조차 힘들다. 구웨이는 결국 그 소년의 주위를 배회하다가 자신의 자전거를 재차 훔치게, 아니 찾아오게 된다. 하지만 훔치는 도중 그 소년에게 잡히게 되고 몰매를 맞는다. 하지만 자신의 생명만큼이나 소중한 자전거를 지키기 위해, 구웨이는 계속해서 자신의 자전거라 주장한다. 이러한 실갱이 속에서 불량 소년 지안과 구웨이는 번갈아가면서 사용하기로 합의하고 같이 자전거를 사용하게 된다.

 <북경 자전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구웨이가 자전거를 잃어 버린 후, 택배회사 경리에게 자전거를 꼭 찾겠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여기서 회사 경리는 그에게 “도대체 북경에 자전거가 얼마나 많은 줄 아냐? 너는 현실을 모른다”라고 타박한다. 그렇다. 현재 중국은 사회주의라고 하기에는 낯뜨거운 빈부격차 때문에, 가난한 이들은 현실을 알 수 조차 없다. 하루는 필자가 북경의 거리를 걷다가 슬픔에 절규하는 신문 판매원을 보았다. 그가 화장실 간 사이가 그 파는 신문을 누가 훔쳐간 것이다. 중국에서 신문 1부는 한국 돈으로 60원에서 1백30원 사이다. 그렇다면 그가 잃어버린 신문의 액수가 고작 얼마 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흐느껴 울었다. 그것이 바로 <북경 자전거>가 보여주는 중국의 현실인 것이다.

 

2005. 4 by 유쾌한씨

Posted by pe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