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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8 프리다(Frida)
영화2007. 9. 18. 15:24

예전에 썼던 글 정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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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는 내용을 봤을 때,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을 할까 하는 의심을 했다. 중남미에 관심이 많은 유쾌한씨는 꼭 보고 싶었으나 개봉을 안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영화들이 수입되고 만들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면이 많다. 솔직히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그나마 크고 작은 영화제들이 많아져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지만 말이다. 어쨌든 불행 중 다행으로 <프리다>는 한국에 수입되어 개봉되었다. 물론 그 전에 어렵게 구한 DVD로 보기는 했지만 말이다.

 <프리다>가 한국에서 개봉되는 것을 보면서 ‘역시 영화는 산업이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다. <프리다>가 한국에서 개봉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대형 서점을 한 번 둘러보면 대충 감이 잡힌다. 그냥 일반인들을 붙자고 물어보자. “중남미 화가 중에 아는 사람 있으세요?”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 이나 있을까. 유쾌한씨도 마찬가지지만 중남미에 거의 무지몽매하니 알 리가 없다. 그런데 서점에 가면 잘 보이는 곳에서 프리다 칼로에 관한 책을 찾아 볼 수 있다. 소설 같은 그녀의 삶은, 한국에 많이 소개되었고, 감동과 삶에 대한 성찰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조금 상업적으로 얘기하자면, 팔릴만한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출판사들도 땅 파서 책 내는 것 아니니, 이윤에 전혀 무관심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어쨌든 그 덕택에 그나마 프리다 칼로는 한국에서 많이 알려졌고, 소수의(?) 팬 층을 확보하였다.(유쾌한씨도 그 중 한명이다.) 이런 기반 속에서 영화 <프리다>는 한국에 수입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겠는가.

지금 유쾌한씨는 영화 얘기는 안 하고 약간 잡다한 얘기를 하고 있다. 왜? 솔직히 전기영화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전기영화의 경우 영화화 하는 대상에 기대기 때문에 졸작의 수준은 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 인간의 삶보다 영화를 더 극적으로 만들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에 명작의 대열에 끼기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범작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프리다>도 그렇다. 프리다 역을 맡은 셀마 헤이익이 정말 프리다 칼로와 닮기는 했지만, 열연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관객들이 느끼는 감동의 수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유쾌한씨가 봤을 때는 아니다. 프리다 칼로의 삶은 영화에서 보여 지는 것 이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감독의 문제이겠지만, 이 영화는 프리다 칼로가 삶에서 느꼈을 처절함이 없다. 그녀의 작품을 볼 때 느껴지는 계속해서 추락하는 듯한 절규가 없다. 그러니 이 영화의 감독인 줄리 테이머 보다 프리다 칼로가 더 유명한 것이겠지만.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미국 미술 경매 시장에서 중남미 화가들 중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작품이다. (이러니 영화가 만들어졌겠지만.) 이러한 사실로 프리다 칼로가 디에고 리베라 보다 더 유명한가 보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아니다. 프리다 칼로의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가 예술적으로, 중남미 미술계에 끼친 영향력으로나 프리다 칼로 보다 더 큰 존재이지만, 디에고 리베라의 주요 작품들은 벽화이니 그것을 띠어다가 팔수는 없으니까. ^^. 이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이 영화를 보다 보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어떤 것들이냐면 프리다 칼로의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 보여 지는 디에고 리베라의 삶이다. 프리다 칼로의 삶에 매혹되어 디에고 리베라는 바람둥이로 인식하기 십상이다. 물론 진짜 바람둥이기는 했지만. 록펠러 빌딩에 그림을 그려달라는 주문을 받아들인 것도 웃기는 얘기였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사상으로 고취되었던 미국에 가서 활동을 하고, 록펠로 빌딩에 혁명적 그림을 그리려 했던 것도 참 재밌는 일이 아닌가. 디에고 리베라의 삶과 함께 또 눈여겨 봐야할 것은 당시 멕시코의 역사적 상황이다. 언제 멕시코가 사회주의 국가였는가 하는 의문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남미의 대부분 국가들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섰었으며, 멕시코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박정희 정권 시기 우리나라 대사관은 중남미 없었고, 북한 대사관이 있었다. 오늘날은 그 반대지만. 어쨌든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역사적 상황들은 일면적으로 사실이긴 하지만 별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또한 프리다 칼로의 삶은 당시 역사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물론,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그렇듯 프리다 칼로도 디에고 리베라도 머리 보다는 가슴으로 움직이던 사람들이었지만.

<프리다>, 영화로 봤을 때 수작이라고 할 수 없지만 즐기고 생각할 만한 영화다. 그리고 다른 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유쾌한씨는 영화보다는 프리다 칼로를 만나는 재미에 유쾌했었으니까.

Posted by pekin